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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2012/04/10 16:11 from 글글

버스를 타고 빈자리에 앉았다.
앞에 갓 이발을 한 듯한 남자가 앉아있었다.
내가 응시할곳의 선택 경우는 창밖 또는 그의 뒷덜미
갓 잘려나간 신선한 푸른 모발의 단면과 그 배경의 붉그죽죽한 피부를
지나치게 오래 바라보았다.
40대 이상의 피부.
그의 인격 말씨 체취 직업 하등의 정보는 중요치 않았다.
그를 인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없는 나약한 목덜미를 나는
10여분 강렬히 바라보면서 낯선 육체성과 살냄새의 피부에
두근거림이 있었다.
머리를 지탱하는 물컹한 목덜미와 남성성
배달치킨의 목 사이사이를 발라먹듯 들은적 없는 음성을 가진
남성의 목 사이사이를 물고 발라내고 싶었다.
내 혀는 피부를 뚫고 혈관을 지나 목젖근처의 음성을 직접 맛보고
하나하나 촉감으로 기억하는 거다.
치아 사이의 진동이 느껴진다.
버스를 타고 있는 나는 동물성의 덩어리로 변해
낯선 아저씨의 붉은 목덜미를
발라내고는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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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2012/02/24 23:56 from 글글

작업실에 앉아 있자니 손끝은 차고 머리는 시원 궁뎅이와 무릎은 난로덕에 미적지근, 발목은 차갑도다.
기이하게 분리된 몸이 느껴진다.
인간몸의 형상은 가끔은 너무 낯설고 이상한 외계생명체 같지 않은가.
거대한 불가사리 , 벌겋고 누런 피부 ,털없이 밍숭거리는 것, 몸의 중심부를 여러 섬유로 덮고 있는 모양새,
그중에서도 제일 흥미가 가는 부분은 이빨이다. 동물의 것을 가리켜 이빨이라고 한다지만 인간도
포괄적인 측면에서 포함시키겠다. 오만한 동물.의 치아

환한미소가 아름답다지만 그것은 뼈가 드러난 부위가 아닌가?
음식물을 잡아 잡수고 치아곳곳에 숨겨둔 미소
그 사이에서 음성으로 번지는 언어.
벌어진 뼈 -겹쳐진 뼈
혓바닥의 언어 -- 귓바퀴에 날름날름 얹혀서 간지럽힌다.
위태로운 술자리
포괄적인 판가름
나는 니가 좋다,나는 니가 싫다,나는 니가 좋다, 나는 니가 싫다.

낼름대는 언어와 협작속에 사랑이 싹트는 상황극

너 하나의 뇌와 혀

꾸불꾸불 그 미로속에서 환장할 맛의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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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증1.

2012/02/24 23:54 from 글글
술먹는 자의 부지런함이란 술사러 먼길 마다않는 것,
저렴한 와인들을 돈주고 획득코자 상암동 홈플러스를 향하는 것.
이미 어둑어둑한 시각
계산대에 서서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고른 상품들을 바라보기.
이는 어쩌면 걸친 옷이나 생김새보다 훨씬 내면을 들여다보는데 충실한 정보인듯도,
어떤 이들은 라면 소주 과자만 먹고 살고
어떤 이들은 맥심 커피믹스만 먹고 사는구나.
누군가 날 본다면 술이랑 청양고추만 먹고 사는줄 알겠지. 그런 것도 같다.

갑자기 소주 라면하니까 껴든 생각인데 시나리오 작업을 준비중인 s양이 리서치 과정에서 '특수청소'라는
키워드를 검색하였드랬지. 이는 사람들이 죽고 나서 남은 공간과 기타 생활에 영역을 청소 하는것인데
특수청소니까 일반적인 죽음과는 거리가 있음이야.
자살, 타살, 자연사 이후의 방치등의 기괴한 형상들. 그 중에서 자살한 자들의 집 사진들이 고스란히 웹에
게재되어 있는데 삶의 의욕을 잃은 자들의 마지막 생존환경은 유사점이 많다함이야.
쓰레기는 고스란히 쌓여있고 담배꽁초,나뒹구는 소주병, 라면봉다리등등..
우리가 결코  보려하지 않으면 보지 않게 될 장면들. 은둔된 삶의 이면.

잡생각은 접고 구매한 품목을 장바구니에 담고 과소비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각티슈 사은품으로 인해 장바구니가 터질듯해.젠장.
상암동 홈플러스와 다농 청과물센터 사이의  사거리 8차선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했지.
내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매끈한 금속체의 밝고 따가운 시선들을 한몸에 받으며 이 물컹거리는 몸이 기억했다
.
나약한 육체의 일시성
육체와 금속의 충돌 사이에 이성적인 영역은 결코 개입되지 않음이다.
그것은 지나친 우연의 영역이고 우습지만 운명적인 형상같은 것임을.
고독하게 차도위를 종단 횡단하는 인간의 말캉하고 소외한 모습.
약속과 규칙을 굳건히 믿어보려 하지만 믿을수 없게 된 몸,기억하는 몸.
순간 아찔하다. 건재히 도시를 유랑함이 놀랍다.

271번 버스를 타고 자리에 앉자 mbc저녁뉴스가 버스에 울려퍼지고 있다.
구로 어느 건물에서 엘레베이터가 10미터쯤 추락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엘레베이터 안의 사람들은 무사한 듯 하지만 인간들은 그런 경험들을 잘도 이겨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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